LIFE

바깥은 여름, 놀기 편한 옷과 액세서리 4

안녕. 집 밖 이야기를 하는 객원 필자 조서형이야. 얼마 전까지만해도 장마 소식에 놀러 나가기가 어려웠어. 비가 올지, 안 올지, 온다면 언제, 얼마나...
안녕. 집 밖 이야기를 하는 객원 필자 조서형이야. 얼마 전까지만해도 장마 소식에 놀러 나가기가…

2021. 07. 20

안녕. 집 밖 이야기를 하는 객원 필자 조서형이야. 얼마 전까지만해도 장마 소식에 놀러 나가기가 어려웠어. 비가 올지, 안 올지, 온다면 언제, 얼마나 올지 모르니까. 눈치만 보다가 장마가 끝날 무렵에 글램핑을 다녀왔어. 글램핑장 바로 앞에는 홍천강이 흘러서 비가 와도 멋있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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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램핑은 처음이야. 텐트와 타프가 설치되어 있고 장비도 다 갖춰져 있어 몸만 가면 되는 캠핑 체험판 같은 거라고 들었어. 막상 가서 보니 에어컨에 샤워실, 냉장고, 침대까지 있어서 펜션에 텐트를 둘러놓은 버전 같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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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를 챙기지 않아도 되니, 가방이 크게 느껴졌어. 먹을 거, 놀 거, 입을 거를 평소보다 넉넉히 챙기고도 자리가 남아서 ‘혹시나 아이템’들을 더 챙겼어. 안 먹을 것 같지만 혹시나, 안 가지고 놀 것 같지만 혹시나, 안 입을 것 같지만 혹시나,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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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여행 메이트는 일하면서 만난 친구들이야. 각각 패션지 에디터, 여행지 에디터, 그리고 포토그래퍼로 열심히 일하고 있어. 여행 날은 예보대로 비가 내렸어. 더 오고, 덜 오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온종일 오더라. 별수 없이 등산 계획을 취소하고 텐트 안에서 이틀을 꼬박 보냈어. 다들 가방엔 뭘 가져왔을까? 각자 가져온 아웃도어 패션 아이템을 꺼내어 자랑해달라고 부탁했어. 자, 같이 구경하자.


[1]
“패션 에디터의 아이템”
레디투웰니스 리유저블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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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복합문화공간 피크닉 옆에 ‘레디투웰니스’라는 브랜드가 있어. 스마트 밀레니얼을 위한 클린 뷰티, 패션, 집, 여행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야. 이 가방은 바로 그 브랜드에서 자체 제작한 물건이야. 여섯 개의 가방이 한 세트인데, 각각 크기와 색상이 달라. 40mm x 235mm의 노란 가방부터 하늘색, 보라색, 민트색, 빨간색 그리고 260mm x 430mm의 검은색까지 있어. 작은 사이즈는 다회용 빨대나 칫솔 파우치로 쓸 수 있고, 과일이나 채소를 보관해도 되고, 큰 사이즈는 그냥 가방처럼 매고 다니기에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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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레디투웰니스 홈페이지]

이렇게 생긴 가방을 ‘프로듀스 백’이라 한대. 농작물(Produce)을 담는 용도라 붙은 이름이야. 마트에서 비닐을 뜯어 식자재를 담는 대신 프로듀스 백을 활용하면 좋겠지? 공기가 잘 통해야 하는 뿌리 채소를 보관하기에도 비닐보다 낫고. 이 커다란 지구에 나 하나 사는 것도 아닌데, 그깟 비닐 한 장 덜 쓴다고 뭐가 나아지겠어? 하는 마음도 이해해. 그치만 변화를 상상하며 움직이는 게 요즘의 세련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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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가지 색이 다 예뻐서 여름철 단색 옷차림에 포인트를 주기에도 좋겠다. 이 친구는 여름에도 겨울에도 올블랙이니 예외. 가방 세트의 가격은 7만 9,000원. 구매는 여기.


[2]
“포토그래퍼의 아이템”
맷엔멜 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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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엔멜은 서퍼 부부인 맷과 멜이 자연에서 얻은 영감으로 패턴을 디자인하는 우리나라 브랜드야. 황동으로 스탬프를 만들어 천을 염색하고, 그 천으로 제품을 만드는 곳이지. 바닷가에서 입기 좋은 로브, 원피스, 점프 슈트, 스카프 등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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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롱은 사장님 부부가 남프랑스 여행 중에 본 선인장 마을을 패턴으로 만든 거래. 사롱이란 단어가 낯설지만 115cm x 165cm 크기의 넉넉한 천이라 생각하면 쉬워. 모래사장에 자리를 펴고 앉을 수도 있고, 담요나 테이블 커버로도 쓸 수 있어. 물놀이를 하고 나와서 목에 걸치거나 허리에 두르기도 적당한 크기고. 여행할 때가 아니라면 길게 펼쳐 창이나 문틀에 달아 커튼처럼 써도 휴양지 분위기가 나서 좋더라. 레이온 소재라서 먼지나 모래가 잘 붙지 않아. 크기는. 가격은 4만 8,000원. 구매는 여기.

헤리티지 플로스 하와이언 셋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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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 캐주얼이라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브랜드 ‘헤리티지 플로스’의 하와이언 셋업이야. 좋은 실, 좋은 원단, 좋은 스타일을 말하는 브랜드인 만큼 착용감이 좋기로 유명해. 2016년에 처음으로 여성복 라인을 따로 발매했는데, 이 셋업이 바로 그때 제품이고. 친구는 헤리티지 플로스의 제품 사진을 찍었어. 퀄리티가 좋아서 그런지 이 브랜드의 옷들은 손이 잘 간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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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이 짧고 색감도 시원해서 입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다 시원한 옷이 아닐까. 2016년도 제품이라 판매는 완료되었지만, 룩북은 여기서 볼 수 있어.


[3]
“여행지 에디터의 아이템”
케일 버킷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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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버킷 스타일 모자가 잘 어울려 종종 샀대. 그런데 어느 날, 모자를 쓰려고 보니까 이상하게 옷장에 버킷햇이 하나도 없는 거야. 당장 올여름에 쓸 모자가 필요하니까 일단 하나 사야겠지? 그렇다면 뭐가 좋을까? 아마 케일(CAYL)의 것이지 않을까? 케일은 ‘Climb As You Love’의 앞글자를 따 이름을 지은 국내 브랜드야. 이름에서 보이듯 클라이밍, 볼더링, 등산 같은 활동에서 기반한 아웃도어 브랜드래. 기능성과 디자인이 다 좋은 데다, 일상복에도 잘 어우러지는 등산복 브랜드로 유명해. 최근엔 뉴발란스와 협업으로 신발도 나왔고,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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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량 나일론 스판 재질이라 가볍고, 건조가 빨라. 그래서 모자를 썼을 때 쾌적하고. 언뜻 보기엔 평범한 버킷햇인데, 앞뒤 구분이 확실해. 앞이 더 길고, 뒤는 부드럽게 떨어져. 챙에 와이어가 들어가 있어서 필요할 때마다 앞부분을 들어 시야를 확보하거나 내려서 차단할 수 있어. 조임 끈으로 사이즈 조절도 돼. 버킷햇은 볼캡처럼 고정이 안 돼서 활동이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모자는 달라. 현재 검은색은 품절이더라. 그러나 재입고 문의가 폭주하는 걸 보니 곧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포레스트 그린 색상은 남아 있어. 가격은 5만 2,000원. 구매는 여기.


[4]
“나의 아이템”
피엘라벤 레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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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이름은 ‘피엘라벤 하이코스트 하이드라틱 재킷’. 하이드라틱은 아웃도어 의류에 종종 활용되는 기능성 소재야.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이 나 있는 막 형태의 원단인데, 외부 물방울은 통과하지 못하고, 몸에서 나온 수분은 통과하는 신기한 구조를 하고 있어. 입으면 완전히 방수되고, 땀은 차지 않는다는 거지. 입어보니 비 맞으면서 걷기에 좋더라. 비옷을 입고 걸으면 조금만 지나도 몸에 땀이 흐르고 답답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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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와 방풍 기능이 둘 다 매우 좋아. 덕분에 여름에는 비옷으로, 봄가을에는 바람막이로, 겨울에는 패딩 위에 걸쳐 옷이 얼지 않게 할 수 있어. 지퍼를 목까지 채워도 답답하지 않을 투 웨이 지퍼나, 흐린 날에도 눈에 띄는 모자와 소매의 반사 디테일, 후드를 푹 눌러 쓰고도 앞을 볼 수 있는 조임 끈 등이 섬세하고 아름다운 옷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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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엘라벤은 스웨덴 외른셀비스크에서 시작한 브랜드야. 산과 바다, 숲이 맞닿아 있는 아름다운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아웃도어 활동이 발전했대. 팔다리가 긴 스웨덴 사람을 기준으로 해서인지 나한테는 소매가 길더라. 벨크로로 조절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남색, 빨강, 검정의 네 가지 색상이 있는데, 화면보다 빨강이 굉장히 예뻐. 고민하다가 나는 초록색을 선택했어. 동물과 자연에 유해한 물질 없이 발수 처리를 했고, 물과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재생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했대. 아웃도어 활동을 제안하는 제품이라면 이런 정도의 노력을 보이는 브랜드에 마음이 가더라. 온실가스 배출을 없앨 수는 없지만 상쇄할 수는 있는 거니까. 가격은 32만 9,000원. 나도 큰맘 먹고 샀어. 10년 입는다 생각하면 1년에 3만 원 꼴이니까. 구매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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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형

아웃도어 관련 글을 씁니다. GQ 코리아 디지털 팀 에디터. 산에 텐트를 치고 자는 일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