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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기억하는 가장 향기로운 방법

“우와 그럼 피자나 파스타 정말 많이 먹었겠다” 이탈리아 한 달 살기를 다녀왔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틀린 말은 아니다....
“우와 그럼 피자나 파스타 정말 많이 먹었겠다” 이탈리아 한 달 살기를 다녀왔다고…

2020. 02. 09

“우와 그럼 피자나 파스타 정말 많이 먹었겠다”

이탈리아 한 달 살기를 다녀왔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식당은 물론 집에서도 참 많이도 먹었으니까. 그런데 말이지, 몇 달이 지난 지금 이상하게 가장 그리운 것은 피자도 파스타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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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커피다. 작은 잔 안에 황금빛 크레마와 그리고 그 아래로는 악마처럼 진하게 내린 에스프레소.  내내 나는 아침마다 홀로 바에 서서 커피를 마셨다. 아, 이탈리아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곳을 바(bar)라고 부른다. 꽤 이른 시간에도 바는 동네 주민들로 북적인다. 젊은이들이 점령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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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조르노 buon giorno! 입안에서 혀가 또르르 구르는 발음 때문인지, 높았다가 낮게 떨어지는 억양 때문인지 카페 안은 사람들의 말소리가 음악처럼 흐른다. 요란한 몸짓으로 볼키스와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 그 속에서 나도 커피를 주문한다. 깊고 진한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의 맛은 강렬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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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마시던 커피의 맛을 잊지 못해 한국에서도 여러 번 에스프레소를 시도했지만 이상하게 그 맛이 나지 않았다. 나의 이탈리아 커피 금단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던 때에 때마침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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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이탈리아는 도시마다 커피의 문화가 조금씩 다르다. 언젠가는 도시마다 어떻게 다른지 내가 직접 마셔보고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대신 집에서 편하게 이탈리아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쯤 되면 다들 눈치채셨겠지? 네스프레소 이스피라치오네 이탈리아나를 통해서다.

네스프레소에서 선보인 이스피라치오네 이탈리아나(Ispirazione Italiana)컬렉션은 이탈리아의 도시마다 개성 있는 커피 문화와 로스팅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된 커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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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컬렉션은 베네치아, 나폴리, 팔레르모, 피렌체, 로마, 제노바 듣기만 해도 커피의 향이 느껴지는 도시의 커피 문화와 고유의 로스팅 노하우를 이 한 잔에 담았다.

이스피라치오네 이탈리아나 컬렉션에는 이스피라치오네 베네치아(Ispirazione Venezia), 이스피라치오네 나폴리(Ispirazione Napoli), 이스피라치오네 팔레르모 카자르(Ispirazione Palermo Kazaar), 이스피라치오네 리스트레토 이탈리아노(Ispirazione Ristretto Italiano), 이스피라치오네 피렌체 아르페지오(Ispirazione Firenze Arpeggio), 이스피라치오네 로마(Ispirazione Roma), 이스피라치오네 제노바 리반토(Ispirazione Genova Livanto)가 포함된다. 이 중 카페인에 약한 사람을 위해 이스피라치오네 리스트레토 이탈리아노와 이스피라치오네 피렌체 아르페지오는 디카페인 라인까지 있어 총 9종류의 커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탈리아 현지의 레시피에 맞게 25mL의 리스트레토나 40mL의 에스프레소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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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전 세계의 커피의 맛을 담기 위해 노력해온 네스프레소에게 이번 컬렉션이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건 네스프레소에게 이탈리아가 갖는 의미와도 연관이 있다. 네스프레소는 30여  이탈리아 바에서 숙련된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의 맛을 누구나 집에서도 똑같이 즐길 있도록 없을까란 고민에서 시작했다. 그러니까 네스프레소가 시작된 뿌리가 이탈리아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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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람들이 커피를 엄청나게 많이 마신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커피가 재배되지 않는다. 커피 산지가 아닌 나라에서 커피 문화가 발달했다는 건, 이탈리아에서는 생두에 열을 가해 커피가 가진 맛을 최대한 뽑아내는 로스팅 기술이 발달되어 있다는 의미다. 로스팅이란 커피 열매에 열을 가해 커피의 맛을 뽑아내는 과정이다. 로스팅을 가볍게 하면 신맛이 강하고, 커피 자체의 특성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는다. 대신 로스팅을 강하게 할수록 커피의 맛은 더 진해지고 스모키한 풍미가 살아난다. 지역과 도시마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발전해온 로스팅 노하우 덕분에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는 이렇게까지 꽃피울 수 있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커피를 맛볼 시간이다. 9가지 모든 맛을 설명하면 참 좋겠지만 오늘은 베네치아와 나폴리만 맛보고 나머지 7가지는 여러분의 상상력을 위해 남겨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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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로스팅이 커피의 모든 맛을 좌우한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섬세한 커피의 맛을 조절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들이 최상의 맛을 위해 노력하고 대대로 이어져 온 노하우와 전통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스피라치오네 이탈리아나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와 각 도시의 로스팅 노하우 등에서 영감받아 만들어 온 네스프레소의 모든 노하우가 집대성되어 있는 컬렉션이다.


이스피라치오네 베네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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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는 1600년대 말부터 이미 여러 커피 하우스들이 성업하고 있었으며, 1720년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에 문을 연 카페 플로리안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카페이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이기도 하다. 바이런, 괴테, 루소, 쇼팽, 나폴레옹 등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사람들이 모두 이곳 베네치아에서 커피를 마시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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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베네치아는 서유럽과 오스만 제국을 잇고 이탈리아의 커피 무역을 주도하던 도시이다. 수 세기 동안 베네치아의 로스팅 장인들은 블렌딩 기술까지 마스터하며 이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세대에 걸쳐 전수해 왔다. 이스피라치오네 베네치아는 베네치아의 블렌딩과 로스팅 장인에게 바치는 커피로, 바로 이곳의 대를 이어 내려오는 가장 오래된 로스팅 전통을 바탕으로 탄생한 커피다. 오랜 시간 로스팅한 커피로 향과 맛의 밸런스가 아주 훌륭하다. 마시기도 전에 달콤한 카라멜과 진한 곡물의 향이 솔솔 풍겨온다. 은은한 과일향과 꽃향까지 풍미가 조화를 이루어 목으로 넘기자마자 뚝 떨어져서 깔끔하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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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달콤하고 상큼한 딸기 타르트랑 궁합이 아주 좋다. 타르트 한 입 커피 한 입. 이렇게 맛있어서야 쉬지 않고 계속 먹을 수도 있겠다.


이스피라치오네 나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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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새빨간 캡슐이 인상적인 이스피라치오네 나폴리다. 나폴리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커피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도시이다. 나폴리는 커피를 두 잔 사서 한 잔은 마시고 나머지는 자신보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맡겨두는 오랜 전통이 있는 도시로, 귀족들의 음료였던 커피가 덕분에 모든 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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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피라치오네 나폴리는 이러한 나폴리의 오랜 커피 전통과, 이 도시가 커피를 통해 만들어 온 유대감을 기념하고자 만들어진 커피이다. 나폴리의 묵직하고 크리미한 에스프레소에서 영감을 받은 이스피라치오네 나폴리는 일단 크레마부터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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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는 이번 이스피라치오네 이탈리아나 커피 가장 강력한 다크 로스팅 커피다. 커피를 내리는 순간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향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휘어잡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묵직한 바디감과 쌉싸름한 맛은 커피를 넘기고 난 뒤에도 입안에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긴다. 이탈리아에서 즐기던 다크 로스팅의 정수 같은 맛. 이 커피를 단독으로 즐겨도 충분히 즐겁지만 만약 다른 무엇과 함께 먹는다면 이 강한 맛을 뒷받침해줄 만큼 강렬한 단맛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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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기억을 소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마르쉘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이 홍차에 마들렌을 찍어 먹는 순간, 그 맛과 향이 주인공을 과거로 돌아가게 만드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나에겐 이번 네스프레소의 이스피라치오네 이탈리아나 컬렉션이 그랬다. 진하게 내린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순간 나는 내가 매일 들리던 카페로 돌아갔고 그 순간을 느꼈다. 어쩌면 내가 그리워하던 것은 그곳에서 마시던 커피가 아니었다는 것을. 그 커피를 마시던 순간의 분위기와 여유가 그리웠던 거다. 나는 덕분에 언제든 원하면 한 번의 버튼으로 기억 속 이탈리아를 불러왔고, 그래서 당분간은 매일 이 커피를 찾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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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