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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즈모pick]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안녕, 난 디에디트에서 신제품 소개를 맡고 있는 객원필자 기즈모다. 디에디트의 에디터들이 쿨하게 시칠리아로 떠난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안녕, 난 디에디트에서 신제품 소개를 맡고 있는 객원필자 기즈모다. 디에디트의 에디터들이 쿨하게…

2019. 10. 23

안녕, 난 디에디트에서 신제품 소개를 맡고 있는 객원필자 기즈모다. 디에디트의 에디터들이 쿨하게 시칠리아로 떠난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그들의 특집 페이지 ‘어차피 일할 거라면’의 글을 읽으면 진한 파스타 냄새가 풍기기 시작한다. 어느새 그들은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다.

그동안 나는 회색빛 도시에 남아 없는 소재를 쥐어짜고 있다. 디에디트가 이탈리아에 간 동안 여러 개의 원고를 맡기로 약속했지만 눈에 띄는 신제품이 그렇게 많지 않다. 내 잘못은 아니다. 제조사들이 너무 빈둥댄다. 나는 왜 이런 코너를 맡았으며 왜 난 이탈리아로 함께 떠나지 못했는지 회의감 속에서 오늘도 신나는 신제품 소개 시작한다.


바티칸 시티 ‘eRosary’
“기술이 너희를 구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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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고갈에 시달리던 나는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신께 빌었다. 이탈리아에 있는 그들을 위해 제발 소재를 달라고. 다행히 신이 기도에 응답했고 이탈리아에 위치한 바티칸 시티로부터 희소식이 날아왔다. 무려 교황청에서 신제품을 내놓았다. 정식 명칭은 ‘이로저리(eRosary)’ 이로저리는 바티칸에서 개발한 기도앱인 ‘Click to Pray’와 연동하는 일종의 웨어러블 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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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을 통해 묵주 구슬을 얼마나 돌렸는지 기도를 얼마나 했는지 등을 기록해 신앙심을 트래킹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6축 자이로 센서가 탑재되어 손에 쥐고 성호를 그으면 자동으로 기기가 활성화되는 등 멋진 기술을 담고 있다. 또 기도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루 세 번 푸쉬 알림을 주는 기능도 있다. 디자인도 멋지다. 이로저리는 10개의 마노와 적철광 소재의 검은색 묵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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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름부터 뭔가 성스럽다. 묵주는 웨어러블하고는 상관없다. 본체는 묵주 끝에는 십자가 모양의 기기다. 웨어러블 기기인 만큼 만보계와 칼로리 소모, 수면 측정 등의 기본 피트니스 기능도 포함돼 있다. 불교 국가로 유명한 대만의 에이서가 생산했으며 가격은 99유로(약 13만 원). 패키지가 성경 모양인 것도 이채롭다. 어쨌든 소재 고갈에 시달리던 내게 빛을 준 교황청에 존경을 보낸다. 신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이 틀림없다.


B&O 베오사운드 스테이지
“B&O가 사운드바를 구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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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는 무선오디오를 잘 만드는 회사다. 그들의 주요 라인업과 히트작들 대부분은 무선 오디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운드바는 만들지 않았다. 이유는 있다. B&O의 많은 오디오들이 TV 옆에 두기 좋게 디자인됐기 때문에 굳이 사운드바를 만들 필요가 없었다. 또 B&O는 TV도 가끔 만드는데 대부분 스피커 내장형이다. 굳이 사운드바를 만들 이유가 없었던 거다. 그래도 왠지 B&O가 사운드바를 만든다면 잘 만들 것 같은 믿음이 있었다. 이 믿음에 B&O가 드디어 응답을 했다. B&O가 자사 최초의 사운드바 ‘베오사운드 스테이지’를 국내 정식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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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과 미니멀의 아이콘인 B&O답게 시스템은 정말 단출하다. 7.7cm의 얇은 두께고 물리적 크기가 작다. 그러나 총 11개의 드라이버가 총 550W의 앰프 출력을 지원하며 든든한 200W 출력의 4개의 우퍼가 내장돼 있다. 일반적으로 사운드바를 구입하면 저역을 보강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우퍼를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B&O는 추가 우퍼가 필요 없다고 자신만만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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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퍼 연결이 필요 없으니 TV 주변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 사운드바답게 돌비 애트모스 3차원 음향을 제공하고 3채널 사운드 시스템을 제공한다. 또 HDMI 연결 외에도 크롬캐스트, 에어플레이2, 블루투스 스트리밍 등을 지원한다. 따라서 사운드바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별도의 오디오로 이용해도 된다. 디자인은 나무와 알루미늄, 브론즈 소재 중에 고를 수 있으며 가격은 메탈 재질은 1,750달러(약 205만 원), 오크 나무 소재는 2,600달러(약 305만 원)다. 한국 가격은 다음 주 정도에 결정될 듯하다.


캠시스 쎄보-C
“초소형 전기차가 인류를 구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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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가 현재 일하고 있는 이탈리아를 비롯해서 유럽 지역은 2인승 전기차가 매우 발달해 있다. 유럽의 길목은 워낙 좁아서 큰 SUV보다는 작은 차가 유리하고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있어 관광용, 대여용, 또는 소비자용으로 2인승 전기차가 매우 흔하다. 그렇게 맑고 깨끗한 나라에 2인승 전기차라니. 욕심도 많다. 한국도 2인승 전기차가 나온다. 대표적인 것은 르노삼성의 ‘트위지’다.

르노라는 세계적 자동차 회사가 만든 초소형 전기차로 국내에 첫선을 보였지만 대신 불편도 크다. 에어컨이 없고 창문도 비닐 재질이라는 점에서 자동차보다는 오토바이에 가까운 구조라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도 트위지를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다양한 형태의 초소형 전기차가 정식 수입되거나 개발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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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는 초소형 전기차는 지난 18일 첫 고객에게 배송된 국내 순수 전기차 캠시스 쎄보-C다. 쎄보-C는 2인이 탑승 가능하고 한번 충전으로 최대 95km(실제로는 50~70km) 이동이 가능하며 최고 속도는 80km다. 특히 가정용 콘센트로도 충전이 가능하고 완전 충전 시간이 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또 에어컨과 히터, 라디오가 기본 장착되며 한국에서 직접 개발한 만큼 한국의 기후와 지형에 잘 맞게 튜닝된 점이 장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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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워낙 작은 차라서 고속도로 운행이 불가하고 한강 다리도 건널 수 없다. 또한 작은 크기로 인한 불편한 점도 많다. 그래도 환경과 미래를 생각한다면 자동차를 과시용 수단이 아니라 단순한 운송용 수단으로 생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쎄보-C의 가격은 약 1,450만 원이지만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600~700만 원대로 구매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전기차들이 많이 보급되어 한국 공기도 이탈리아처럼 깨끗해지면 좋겠다.


비파(Vifa) ‘시티’ 스피커
“시티가 비파를 구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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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에는 여러 오디오 업체가 있다. 우리에게는 B&O, 다인오디오, 자브라 등이 유명하지만 사실 그 외에도 훨씬 더 많은 오디오 업체들이 있다. 그중에서 비파(Vifa)라는 회사도 꽤 유명하다. 이 회사는 원래 스피커에 들어가는 유닛을 제조하던 회사다. 우리에게 유명한 B&O 역시 비파의 유닛을 많이 쓴다. 따라서 이들의 기본기는 아주 출중하다. 특히 스피커 유닛 설계 노하우가 매우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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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자체는 우리에게 생소한 편이지만 실제 음질만 본다면 비파를 넘어설 제품이 많지 않다. 특히 그들은 스톡홀름, 코펜하겐, 오슬로 등 유럽의 도시 이름을 본 딴 스피커를 주로 내놓는데 가격이 살짝 비싸지만 비파 80년의 노하우가 유감없이 발휘된 최고의 블루투스 스피커들 중에 하나다. 하지만 대부분 70~200만 원 선에 이르는 비파 스피커들은 그동안 부담이 되어 국내에 사용자가 적은 편이었다. 다행히 비파가 아주 착한 스피커를 내놓았다. 19만 원대의 소형 스피커 ‘시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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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제품들은 유럽 유명한 도시 이름이지만 이 제품은 저렴해서인지 그냥 ‘시티’라고 성의 없게 이름을 붙였다. 시티는 비파가 내놓은 제품 중에 가장 작고 저렴한 제품이다. 디자인은 좀 이상하게 생겼지만 음질은 정말 압권이다. 300g 무게의 작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음질을 자랑한다. 이 정도면 최고의 여행용 스피커로, 또한 대중성이 없던 비파 브랜드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무기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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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즈모

유튜브 '기즈모' 운영자. 오디오 애호가이자 테크 리뷰어. 15년간 리뷰를 하다보니 리뷰를 싫어하는 성격이 됐다. 빛, 물을 싫어하고 12시 이후에 음식을 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