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포토를 해방하라

“고갱님 최신형 아이폰6s로 교체하세용”

에디터M이 아이폰6s를 샀다. 온세상이 아이폰7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 이 시점에 무슨 뒷북이란 말인가. 그것도 텔레마케터를 통한 충동 구매였다. 본래 사용중이던 멀쩡한 아이폰6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M은 본래 누군가는 호구가 되어야 사회가 돌아간다고 믿는 이타적인 인물이다. 세상 모든 텔레마케터들은 실적이 걱정될 때 M에게 전화를 걸자.

30개월 할부로 산 아이폰6s가 퍽 자랑스러웠던 모양이다. M이 새 폰을 개통하자마자 내게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다.

음,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이 글을 쓴다. 아이폰 화면에선 미쳐 날뛰던 우리집 강아지가 왜 카톡에선 정숙한 척 멈춰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라이브 포토는 기본적으로 한 장의 ‘사진’이다. 특별한 점은 셔터를 누를 때, 촬영 전 1.5초와 촬영 후 1.5초의 움직임을 함께 저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라이브 포토로 촬영한 사진을 지긋이 터치하면 숨겨져 있던 움직임과 소리가 되살아나게 된다. 문제는 공유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것. 현재로선 아이클라우드, 아이메시지, 에어드롭 등 애플의 손아귀 안에서만 살아 움직일 수 있다.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방법도 있지만 개인적인 사진일 경우엔 마땅찮은 방법이다.

그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는 친구에게 라이브 포토를 보내고 싶을 땐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임? 쳐답답함을 느끼고 있을 여러분을 위해 준비했다. 카톡창에서도 라이브 포토를 꿈틀거리게 만들 쉽고 간단한 앱을 소개한다.

STEP 1. 백 마디 설명보다 다운로드

[앱다운로드 클릭!] 

라이브 포토를 위한 앱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몽땅 써본 결과 가장 간편한 건 ‘라이블리’였다. 무료니 부담없이 다운로드해보자.

STEP 2. 기본기를 익혀보자, 참 쉽다

라이블리 앱을 열면 라이브 포토 기능으로 촬영한 사진만 모아서 표시된다. 이 목록을 보다보면 내가 왜 이 사진을 라이브 포토로 촬영했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원하는 사진을 고른 뒤에는 세 가지 방식으로 변환할 수 있다. 1번 움짤, 2번 동영상, 3번 프레임 이미지. 설명이 더 필요 없을 만큼 쉽다. GIF파일이나 영화 파일로 변환하면 쉽게 카톡으로 공유할 수 있다.

프레임 단위로 저장하는 기능이 의외로 유용하다. 찰나의 장면을 포착할 수 있는 재밌는 기능이다. 라이브 포토로 셀카를 찍는 척 하며 기습 키스를 했다면 입술이 닿는 그 순간의 프레임만 따로 간직해보자. 아 맞다. 우리한테 그런 달달한 일은 있을 수가 없지…

이 기능으로 사진만 찍으면 매정하게 고개를 돌리는 고양이가 얼굴을 드러낸 0.1초의 순간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행복하다.

STEP 3. 곧바로 응용편이다

앞의 것들이 너무 시시하다면 설정 아이콘을 누르고 조금 다른 시도를 해보자. 라이브 포토 속 움직임을 정 반대로 재생할 수 있는 기능도 숨겨져 있다.

바닷가를 향해 뛰어가는 친구의 모습을 뒷걸음질 치는 꼴로 바꾸거나, 오토리버스 기능으로 영원히 앞뒤로 뛰어다니게 만들 수도 있다. 재생 속도를 빠르게 만지는 것도 꽤 재밌다. 헤헤.

STEP 4. 마지막 단계는 호구와 함께

자, 이제 여러분은 라이브 포토를 언제 어디서든 모두와 공유할 수 있다. 고작 사진 한 장을 공유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은 마음이 들지만 무시하자. 혹시 파일에 라이블리 워터마크가 새겨지는 게 거슬린다면, 자본의 힘으로 없애버리시길. 마지막으로 다섯 번의 탈색으로 녹색 헤어를 가지게 된 국민호구 에디터M이 플라스틱 같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면을 공개한다. 라이브 포토로 촬영한 뒤, 라이블리에서 속도와 방향을 슬쩍 조정한 GIF파일이다. 계속 보면 무서우니 조심하자. 여러분 안녕.

혹시 이밖에도 여러분의 아이폰 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h@theedit.kinsta.cloud 로 메일 주시길. 함께 해결 방법을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