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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아이폰이 있다면

안녕, 여러분. 에디터H다. 2019 아이폰 포토그래피 어워즈(IPPAWARDS)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전 세계의 아이폰 사진작가들이 찍은 근사하고, 놀랍고, 유니크한 사진들이 뽑혔다. 매년...
안녕, 여러분. 에디터H다. 2019 아이폰 포토그래피 어워즈(IPPAWARDS)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전 세계의 아이폰…

2019. 07. 25

안녕, 여러분. 에디터H다. 2019 아이폰 포토그래피 어워즈(IPPAWARDS)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전 세계의 아이폰 사진작가들이 찍은 근사하고, 놀랍고, 유니크한 사진들이 뽑혔다. 매년 이 사진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설레고 즐겁다. 나와 여러분의 주머니에 있는 손바닥만한 기기가 이런 가능성을 가졌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아서. 언젠가는 우리도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사진 한 장 한 장, 어떤 기종으로 촬영했으며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지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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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briella Cigliano / Italy
<Big Sister>
Shot on iPhone X

올해의 포토그래퍼로 그랑프리로 선정된 이탈리아의 가브리엘라 실리아노의 작품이다. 그는 지난 해, 한 달동안 탄자니아 와사에서 어린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곳에서 한 소녀가 호기심어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그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게 됐고, 평생 경험한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니었다면 못했을 찰나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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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iya Ibraeva / Russia
<Sorry, no movie today>
Shot on iPhone 7 Plus

아스팔트가 녹아내릴 만큼 더운 여름 날, 야외 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갔는데 장대비가 퍼붓기 시작했다고. 작가는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이런 멋진 사진을 남겼다. 줄지어 선 극장 의자 위로 비가 내리는 모습이야말로 영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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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na Berton / United States
<Who’s watching>
Shot on iPhone X

수상작들을 살펴보다 이 사진에 매료됐다. 묘한 색감과 묘한 피사체. 거대한 수조 속에 있는 물고기는 인간을 관찰하고, 인간 역시 이 물고기를 관찰하는 순간이다. 저조도 스마트폰 사진은 디테일이 일부 뭉개지기 마련이다. 근데 이 사진은 그런 점이 마치 붓터치처럼 느껴진다. 확대해서 보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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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o Chen / China
<Here I come>
Shot on iPhone X

중국 샤먼의 대형 빌딩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작가가 스타워즈의 엄청난 팬이라, 스타워즈 속 전투 장면 처럼 촬영해보려고 했다더라. 자연광이 가장 알맞게 들어오는 시간까지 기다렸다 촬영했다고 한다. 가장 밝은 것부터 어두운 곳까지 비현실적으로 표현된 아이폰의 HDR 능력이 돋보이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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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ri Rivas / United States
<Jasper the Raptor>
Shot on iPhone XS

IPPAWARDS는 굉장히 다양한 부문이 있는데 그 중에는 <Children> 부문도 따로 있다. 작가의 아들인 재스퍼가 슈퍼마켓 밖에서 공룡 마스크를 끼고 놀고 있는 장면을 담았다. 사랑스러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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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 Liu / China
<Cactus under the Scorching Sun>
Shot on iPhone XS Max

이 사진도 참 좋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조슈아 트리 국립 공원에서 담은 선인장의 모습. 가장 가까운 피사체부터 멀리 보이는 산까지 모두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 특유의 비현실적인 표현력이 즐겁다. 사진 속의 감각들이 느껴진다. 뜨겁고, 따갑고, 건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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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ueh Isan / Taiwan
<Petra Wadi>
Shot on iPhone SE

아이폰 카메라가 인물이나 소품을 찍기엔 좋아도, 풍경을 촬영하기엔 아쉽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Landscape> 부문의 수상작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무색해진다. 이 표현력이 아이폰SE에서 나왔다는게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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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k Burdett / United States
<Palo Duro Canyon>
Shot on iPhone XR

풍경 사진을 하나 더 보자. 이건 맥이나 윈도우 배경사진으로 써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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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ny Yueng / China
<Hanging to Dry>
Shot on iPhone 7

수상작을 살펴보면 중국 작가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동양적인 풍경을 감성적으로 풀어낸 사진이 많다. 이 사진도 좋았다. 상하이 홍커우의 어느 골목에서 빨래가 마르는 중. 그림자들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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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eb Drazdou / Belarus
<In his Memory>
Shot on iPhone X

작가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쓰던 방이다. 할머니는 이 방을 아주 옛날 소비에트 스타일로 다시 꾸몄다. 이 방은 일종의 박물관인 셈이다. 살아본 적 없는 시절에 대한 향수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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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ngya Liu / China
<Waves>
Shot on iPhone 6s

마치 장노출 촬영처럼 파도의 움직임이 그대로 남긴 독특한 사진. 아이폰 6S으로 촬영했다는 게 놀라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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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anyu Lu / China
<Fire Dragon>
Shot on iPhone 6s

중국 한 마을에서 열린 등불 축제. 수 천명의 사람들이 모여 가족의 안전과 건강을 기원하는 행사라고 한다. 불꽃의 움직임이 드라마틱하게 담겼다. 아이폰 6S가 여전히 이렇게 멋진 사진을 찍어내는 기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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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fonso Ordosgoitia / United States
<Palanquera>
Shot on iPhone 7 Plus

콜롬비아의 카르타헤나에는 저렇게 화려한 패턴의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이 많다. 식민지 시대에 카르타헤나에 쓸려왔다가 탈출한 노예들을 일컫어 ‘팔렝케라스(Palenqueras)’라고 부른다. 이들은 여전히 이 지역에 남아 과일을 판다. 이야기를 알고 나면 달리 보이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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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ria Cammareri / Italy
<At the Lake>
Shot on iPhone X

사실 나는 이 사진이 제일 좋았다. 자꾸만 들여다보게 되는 사진이다.

더 많은 사진을 보고 싶다면 ‘여기’로 가보시길.

올해의 아이폰 포토그래피 어워즈 수상작을 소개하면서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우리 독자 여러분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도 모아서 작은 공모전을 열어보면 어떨까? 소소한 상품도 준비했다. 혹, 내가 폰으로 찍은 사진이 혼자보기 아까울 정도라면 o@theedit.kinsta.cloud 이 메일 주소로 보내주시길. 사진과 간단한 작품 설명을 보내주시면 된다. 아이폰 사진도 좋고, 다른 폰이라도 상관 없다. 응모는 오는 8월 4일까지. 디에디트 웹사이트와 영상을 통해 수상작을 소개할 예정. 재밌을 것 같아. 모두의 주머니에 근사한 카메라가 있다는 것!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