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디지털부적응자 에디터M이다. 어쩌다 보니 매주 영상에 출연해서 웃고 떠들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나를 알던 내 친구들은 지금의 내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야, 이혜민이 유튜브를 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냐. 놀랍다 놀라워.”
그도 그럴 것이 난 디지털 은둔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버디버디 메신저의 친구는 채 서른 명이 되지 않았고, 싸이월드 사진첩은 참고서 스캔 저장소로 썼으며, 나와는 달리 인싸에 SNS에 친화적인 친구들이 여행지마다 서로의 인생샷을 찍어주기 바쁠 때 난 저 구석에서 주로 딴짓을 했다(아, 여기까지 쓰고 보니 너무 아싸처럼 보이지만 나도 오프라인에선 꽤 사교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rT1ZcxP1jyw
2016년 8월 인스타그램이 24시간만 올라갔다가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당시엔 시큰둥했다. 아니, 딱 하루 동안 올라갔다가 없어지는데, 저걸 누가 해? 그리고 2년이 지난 뒤. 포스팅보다 스토리를 더 자주 올리는 사람이 여기에 있다. 무엇이든 업로드하면, 영원히 나를 따라다니는 지금 이 시대에 24시간이 지나면 안개처럼 사라져버리는 휘발성이 이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줄이야!
비록 짧은 시간 동안 반짝 빛났다가 사라지는 스토리 게시라도 남들과는 조금 다르고 싶은 사람들을 준비했다. 아니면 다른 사람들 스토리는 참 예쁘던데 나는 왜 아닐까 싶은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 에디터M의 영업비밀, 멋지게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비밀병기를 소개한다.
Unfold
내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언폴드를 알기 전과 알고 난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당신의 인친 중에 유독 세련된 스토리를 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언폴드를 쓰고 있다는데 내 통통한 손목을 걸어도 좋다. 이 앱을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스토리를 마치 한 권의 멋진 잡지처럼 구성해주는 앱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본적으로 들어있는 템플릿도 충분히 세련되지만, 인앱결제를 하면, 더욱더 멋진 세련미를 뽐낼 수 있다. 2,500원에 15개 정도의 멋진 레이아웃 패키지를 살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FF1’과 ‘하트(❤️정말 이게 이 패키지의 이름이다)’를 추천한다.
한 가지 팁은 하나의 페이지 안에 사진과 영상을 함께 배치하면 좀 더 멋스럽다는 것. 꼭 해리포터에서 봤던 움직이는 책 같은 느낌을 낼 수 있다. 문제는 언폴드에 너무 심취해 너무 과한 멋을 부리면 자칫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도 있으니 멋은 적당히 하는 게 좋겠다. 아, 이건 물론 내 이야기다.
아쉽게도 언폴드는 스토리에 올릴 레이아웃을 잡아주는 앱이라 크롭 말고는 이미지 반전이나 톤 보정 등 간단한 이미지 편집 작업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영어 폰트는 꽤 괜찮은 게 많지만 한글 폰트가 없으니 이점도 참고하자. 이런 부가적인 기능은 다른 앱을 이용하는게 더 낫다.
옆에 있는 에디터H가 묻는다. “근데, 너무 복잡한 거 아냐?” 원래 힙이란 고난의 가시밭길며, 세상의 모든 힙은 아주 작은 디테일에 있는 법.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불편한 과정을 거쳐 포스팅을 한다. 정말이라니까.
Unfold— Create Stories
Store – iOS, android
Price – FREE
Size – 92.6MB
8mm Vintage Camera
8mm Vintage Camera는 동영상 촬영 앱이다. 이걸로 찍으면 그냥저냥 시시했던 내 일상도 단번에 헐리우드 영화 주인공이 된 것처럼 멋지게 변신한다. 사실 요즘 이런 앱이야 워낙 많아서 큰 기대가 없었는데 이거 생각보다 잘 만든 앱이다.
취향껏 만질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많다. 위쪽에 뷰파인더처럼 생긴 부분을 옆으로 밀어 빛샘 효과나 프레임을 바꾸고, 아래쪽에 ‘Sakura’라고 적힌 부분을 옆을 밀어 효과를 바꾼다. 빨간 버튼을 누르면 녹화가, 아래쪽에 검은 테두리의 버튼은 옛날 영사기에서 필름이 헛도는 것 같은 효과도 낼 수 있다. 단순하게 화면 효과를 주는 게 아니라 영사기가 돌아가는 소리도 함께 들어가고, 오디오에도 약한 노이즈가 껴서 조악하지 않고 그럴싸하다. 오늘따라 영상이 좀 시시하고 날 것처럼 느껴진다면 추천! 여기에 언폴드까지 합세하면, 힙은 당신의 것. 사진첩 속 영상도 불러와서 똑같은 효과를 입힐 수 있으니 다들 멋진 영상 남기시길!
8mm Vintage Camera
Store – iOS
Price – 1.99달러
Size – 30.2MB
InShot
사실 인샷은 예전에 에디터 기은이 소개한 적이 있는 앱이다. 마음만 먹으면 꽤 전문적인 영상도 편집할 수 있는 앱이라 고작 15초 길이의 스토리를 위해 사용하기엔 조금 머쓱하지만, 아주아주 잘 만든 앱이니까.
좀 더 다양한 기능은 에디터 기은 에디터의 기사를 참고하기로 하고. 오늘은 내가 자주 사용하는 간단한 기능만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일단 기존의 영상을 불러온 뒤, 캔버스 크기를 인스타 스토리 사이즈인 9:16으로 맞춘다. 색이 들어갈 배경이 필요하니 영상의 크기를 줄이고 배경 탭을 선택해 원하는 배경색을 넣어주면 끝! 여기에 귀여운 스티커도 넣을 수 있으니 재량껏 꾸며보자.
InShot
Store – iOS, android
Price – FREE (인앱결제)
Size – 66.3MB
SNOW
많은 사람들이 스노우를 그냥 셀카를 찍거나 메이크업을 해주는 귀여운 앱이라고 여기는데, 스노우엔 생각보다 세련된 레이아웃이 많다. 9:16 스토리용 영상 프레임만 무려 30개가 넘으며 그것도 모두 공짜다! 필름, 폴라로이드, 대리석, 글리치 효과, 날짜와 REC가 찍히는 캠코더 프레임까지 어디 선가 한 번쯤 봤던 소위 힙한 프레임이 모두 들어있다. 0.1% 정도 약간 어설프긴 하지만, 공짜니까! 충분히 감수할만하다. 이번 리뷰를 준비하면서 외국 유튜버들의 영상을 많이 참고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들도 스노우를 잘 쓰고 있어서 국뽕이 차올랐다. 대기업이 만든 이런 앱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서 계속 계속 새로운 프레임이 추가되니 사용하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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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