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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보고 내게 말해요

갤럭시노트7을 처음 만지면 다들 제일 먼저 해본다는 홍채인식. 뻔한 여자인 디에디트 리뷰 요정 에디터H도 야무지게 이것 저것 실험해봤습니다. 안경도 쓰고,...
갤럭시노트7을 처음 만지면 다들 제일 먼저 해본다는 홍채인식. 뻔한 여자인 디에디트 리뷰…

2016. 08. 23

갤럭시노트7을 처음 만지면 다들 제일 먼저 해본다는 홍채인식. 뻔한 여자인 디에디트 리뷰 요정 에디터H도 야무지게 이것 저것 실험해봤습니다. 안경도 쓰고, 써클렌즈도 끼고…

일단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영상부터 볼까요? 홍채인식은 열 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빠르답니다.

결과를 말하기 전에 홍채인식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볼게요. 뛰어난 보안성에 대해서야 이론적으로 잘 알고 있었지만, 삼성의 기술 과시용 기능이라는 편견이 앞섰던 것도 사실입니다(물론 삼성이 최초로 적용한 건 아닙니다). 지문인식도 식상해졌으니 적당한 타이밍에 얼굴 마담으로 내민 기능이라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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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인식은 제 생각보다 훨씬 막강한 생채인증 방식이었습니다. 홍채는 그 패턴(형태)이 굉장히 복잡해 같은 홍채 패턴을 가진 사람이 5억 명당 1명 꼴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다른 사람과 일치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뜻이죠. 죽을 때까지 고유 패턴이 변하지 않는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갤럭시노트7의 홍채인식은 어지간히 어두운 환경까지는 문제 없이 작동합니다. 속도도 굉장히 빠릅니다. 그리고 지문보다 상황(환경)의 영향을 적게 받는 생채 기관이죠. 손가락에는 땀이 나거나, 물이 묻거나, 음식물이 묻고, 장갑을 끼고, 상처가 나는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상상력을 발휘해 봤을 때, 홍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희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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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7에는 홍채인식 전용 카메라와 적외선 LED가 탑재돼 있습니다. 이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의 색상 필터나 렌즈 디자인이 일반 카메라와 다릅니다. 적외선 LED에서 나오는 근적외선을 광원으로 사용해서 사용자의 홍채를 촬영합니다. 그 다음 눈꺼풀과 동공, 홍채를 구분하고 홍채 영역만 딱 골라내 암호화한 정보로 저장하는 원리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그토록 빠르게 이뤄진다는 게 놀라울 정도입니다. 속도에 대해서는 영상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가실 것 같습니다.

일상 속의 다양한 환경에서 홍채 인식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 알아보고 싶어서 세 가지 실험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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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안경! 촬영 당시 안경이 없어서 에디터M 어머니의 돋보기를 훔쳐다 썼음을 고백합니다… 안경은 무난히 통과했습니다. 안경 렌즈에 반사가 심하게 일어나면 인식하지 않지만, 고개의 각도를 조금만 바꾸면 바로 인식됩니다. 평상시에 안경쓰고 다니는 분도 홍채인식에 크게 어려움을 느낄 것 같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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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는 윙크! 홍채는 같은 사람이라도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의 패턴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각각의 눈이 다른 정보를 담고 있다는 뜻이겠죠? 한쪽 눈만 뜨고 있어도 인식하지 않을까요? 궁금한 마음에 한쪽 눈만 뜨고 윙크하며 홍채인식을 시도해보니 바로 인식합니다. 아무 문제 없네요. 물론 일상 생활에서 굳이 한쪽 눈만 뜨고 홍채인식 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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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써클렌즈 착용시 홍채인식 여부가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홍채인식은 홍채의 형태를 촬영해 분석하는 원리입니다. 그런데 써클렌즈에는 그래픽이 프린트되어 있죠. 결국, 써클렌즈를 착용하면 홍채의 일부를 가리게 됩니다. 아무래도 이건 인식 불가능할 것 같죠? 마음 속으로 안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임한 실험이었으나 놀랍게도 통과. 써클렌즈 착용한 눈으도 홍채인식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은 맨눈으로 인식할 때보다 미묘한 딜레이가 있긴 합니다. 그래도 훌륭하네요. 참고로 제가 착용한 렌즈는 그래픽이 비교적 소박한(?) 편이라, 더 화려한 그래픽의 렌즈를 착용했을 때는 인식 결과에 차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덤으로 간만에 써클렌즈를 꼈더니 셀카가 잘 나오길래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찰칵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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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갤럭시노트7의 홍채인식 기능을 가지고 살짝 놀아보았습니다. 예상보다 너무 훈훈한 결과가 나와서 당황스러울 정도네요. 아직은 낯설지만 빠르고, 영리하며, 강력한 생채인식 도구입니다. 홍채인식을 단순히 스마트폰 잠금해제 수단으로 바라본다면 “지문인식이면 될걸, 이게 왜 필요하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홍채인식은 앞으로 금융결제나 보안 솔루션의 인증 수단으로서 큰 가치가 있죠. 지긋지긋한 공인인증서와 각종 인증 수단에서 벗어나 눈빛 하나로 결제와 로그인을 해결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네요.

이미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갤럭시노트7의 홍채인식을 통한 연계 서비스까지 체험해본 뒤 다른 기사로 돌아올게요!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