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청소기를 무시하지 마라

남자사람 친구 A가 말했다. “야, 시집 안 가냐. 시집가면 내가 청소기나 하나 해줄게.” 청소라면 치를 떠는 내게 왜 하필 청소기를 사주겠다고 했을까. 나는 혼돈과 먼지를 사랑하는 우아한 여자인데. 이 자리를 빌어 A에게 대답한다. 시집은 아직 갈 마음 없지만, 네가 굳이 청소기를 사주고 싶다면 이걸로 정하겠다고.

영국 다이슨이 디지털 모터 V8을 장착한 신형 무선청소기를 출시했다. V8이라. 제로백을 2초 대에 주파하는 신형 머신같은 이름이 아닌가. 실제로 개발비만 4,330억 원을 투자한 매드 머신이기도 하다.

분당 최대 110,000rpm 속도로 회전하는 V8모터는 내 영혼까지 먼지 필터로 흡입할 만큼 강력하다. 하지만 아무리 뜨거운 시간이더라도 빨리 끝나면 아무 의미 없겠지. 배터리 사용시간을 전작보다 두 배 늘려 최대 40분 가량 빨아들일 수 있다. 시끄러운걸 좋아하는 취향이라면 조금 아쉽겠다. 소음도 50% 줄였으니까. 먼지통 청소 방식도 훨씬 깔끔해졌다. 힘 세고 오래가는데 뒷마무리까지 완벽하다니.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다오.

다이슨 V8 플러피 & 모터헤드
Point – 흡입력 만큼 강력한 가격. 다시는 청소기를 무시하지 마라.
Price – 플러피 1,390,000원 / 모터헤드 1,29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