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공장장의 편집앱

사람들은 늘 내게 물어본다. “에디터 기은님, 영상편집 앱 뭐 쓰세요?” 나는 영상편집 프로그램 파이널컷 프로와 프리미어 프로 두 가지를 섞어가며 편집한다. 전문가는 아니라서, 한쪽 프로그램에 한계를 느끼면 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하며 보완하는 야매 영상러다.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 이들은 대개 영상편집을 공부하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다. 답변할 때마다 미안했다. 모두가 회사에서 고사양 컴퓨터 5K 아이맥을 마련해주고 36만 9,000원짜리 파이널컷을 사기란 어려운 법이니까(자랑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들을 위해 좋은 대체재를 준비했다. 소개한다. 모바일 앱 중 가장 섬세하게 편집할 수 있는 앱, 루마퓨전!

가격은 2만 5,000원. 스마트폰 앱 중에선 비싼 편에 속하지만, 영상 프로그램이라 생각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아쉽게도 안드로이드 버전은 없어 iOS에서만 가능하다.

루마퓨전의 기본 화면 레이아웃은 프리미어 프로와 비슷하다. 대신 루마퓨전 쪽이 훨씬 직관적이라 대략적인 기능을 익힐 때 보다 훨씬 빨리 적응할 수 있다. 모바일 터치에 최적화되어 있어 편리하다. 자르고 싶은 부분에 인디케이터를 놓고 인디케이터 양옆을 두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컷을 자를 수 있다. 물론 우측 하단의 가위 모양 버튼과 키보드 단축키 ‘command+b’를 눌러서 자를 수도 있다. 하지만 속도 면에서도 편리함에서도 손으로 하는 게 최고다.

아이패드 프로와의 호환도 훌륭하다. 아이패드 또한 모든 사람이 쓰는 기기는 아니라 아쉽지만, 기왕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아이패드와 루마퓨전의 조합을 추천한다. 터치에 얼마나 최적화되어있냐면, 애플펜슬을 굳이 쓸 이유가 없을 정도.

툴 조작이 어렵다면 무엇이든 더블탭 해보자. 뭐라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등장한다. 영상을 더블탭하면 좌우 반전, 영상회전, 줌인, 줌아웃 등의 모션을 사용할 수 있다. 원하는 바에 맞게 자르고 이동시키고 조작하면 끝이다.

‘예쁜’ 영상 만들기에 관심이 많아 보정과 자막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루마퓨전은 이런 내 욕망을 실현해줄 수 있는 앱이다. 아이클라우드, 드롭박스, 구글 드라이브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외부 파일을 들여올 수 있다. 루마퓨전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외부 파일을 들여올 수 있다는 건 내가 좋아하는 색감과 폰트, 음악을 전부 가져다 쓸 수 있다는 소리다. 정말이지 최고.

[LUT 적용 전]

[LUT적용 후]

드롭박스에서 평소에 쓰는 LUT(look up table)를 가져와 적용해봤다. LUT는 외부에서 만든 전문적인 색감 컬러로, 쉽게 말해 보정 프리셋이다. 물론, 루마퓨전 내에서도 색감 조절이 가능하고 기본 제공되는 보정 프리셋이 있어 굳이 외부에서 가져올 필요는 없다. 그런데도 내가 굳이 디에디트에서 주로 쓰는 보정 LUT를 가져와 적용한 건 다른 영상들과의 색감 톤을 맞추고 싶었기 때문이다.

네이버나 유튜브 검색창에 LUT를 검색하면 예쁜 컬러의 프리셋들이 많이 나오니 보정 욕심이 생긴 분들은 검색해보자.

마찬가지로 자막 폰트 또한 외부에서 가져올 수 있다. 폰트 다운로드 후 적용하면 끝! 폰트 없다고 울상일 필요가 없다. 자막까지 트렌지션을 적용할 수 있고 자막에 이미지도 삽입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원하는 음악을 가져와 쓸 수 있다. 영상에서 오디오만 분리하여 스피드 조절 및 뒤로 감기 기능도 사용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있을 만한 기능은 다 있다. 무엇보다 재밌는 건 오디오 피치 기능이다. 속도를 올렸을 때 발생하는 개구진(?) 음성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기능인데 궁금하면 아래 영상을 참조하자.

루마퓨전은 4K를 지원한다. 보정 시 화질 저하가 심각하지도 않고 4K로 추출할 수 있어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화면 전환 효과인 트렌지션도 다양하고 노가다를 막을 수 있는 속성 복사 기능도 있어 가격대비 최고의 앱이다.

치명적인 단점은 레이어 생성이 오직 3개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상 위에 자막과 로고, 이미지 등을 첨부할 수 있는 개수가 3개로 제한된다는 건데, 평소 레이어를 6개 이상 활용하는 나에겐 가혹한 처사다. 예능처럼 화려한 영상을 만들고 싶을 땐 다른 앱을 알아봐야겠다.

버벅거리거나 편집하던 영상이 유실되거나 하고 싶은 기능을 지원하지 않거나의 걱정은 루마퓨전에선 필요없다. 이렇게 안정적인 앱이라니 든든하다. 영상편집 앱, 뭘 써야 할지 혼란스럽다면 루마퓨전에 도전해보자. 꿈나무분들이여 굿럭투유!

LumaFusion
Store – iOS
Point – 가벼우면서 섬세한 당신은 최고의 영상편집앱!
Price – 2만 5,000원
Size – 134.1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