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달려라 도쿄, 줌 페가수스 터보

안녕, 여러분! 도쿄에서 에디터 기은이다. 포르투 한 달 살이가 끝나기 무섭게 도쿄라니, 이번엔 도쿄에서 사는 걸까? 아니, 사실은 ‘아주 흥미로운...
안녕, 여러분! 도쿄에서 에디터 기은이다. 포르투 한 달 살이가 끝나기 무섭게 도쿄라니,…

2018. 07. 12

안녕, 여러분! 도쿄에서 에디터 기은이다. 포르투 한 달 살이가 끝나기 무섭게 도쿄라니, 이번엔 도쿄에서 사는 걸까? 아니, 사실은 ‘아주 흥미로운 행사’에 참여해 달리고 온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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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사용 후 신세계에 빠져있다. 특히나 러닝에서 그러하다. 최근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이 애플워치로 러닝 기록을 측정하는 것이니 말 다 했다. 항상 달리기 전에 나이키 Nike+ Run Club 앱을 열어 페이스를 측정한다. 목표는 하나, 어제의 나보다 빨라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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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들은 NRC를 켜지 않으면 러닝으로 쳐주지 않았다]

말은 야심 차게 했지만 어제보다 빨라지기란 어렵다. 약간의 아이템이 필요하달까? 잘 달리는 누군가와 페이스를 맞춰 함께 달리거나 혹은 더 좋은 장비(?)를 갖추면 조금이라도 빨라지더라. 물론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한 러닝이다. 애플워치의 작은 화면을 뚫어져라 보며 1분 1초에 민감해하던 차, 마침 내게도 어제보다 빨라질 기회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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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도쿄 toyosu PIT]

나이키가 도쿄에서 페가수스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페가수스는 나이키의 가장 빠른 러닝화 라인이다. 실제로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겨 신는다고.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의 발표 현장에서 모든 이노베이션과 스피드를 몸소 체험해볼 수 있었다. 도쿄의 끓어오르는 더위도 즐기게 만들 만큼 즐거운 러닝이었다는 것만 언질해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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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 가타카나로 굵직하게 적힌 ‘나이키 줌 도쿄’가 나를 반겼다. 나도 모르게 인증샷을 찰칵.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에는 러너의 스피드 향상을 위한 모든 이노베이션이 집약됐다. 갑피와 폼에 적용된 기술은 복잡하겠지만 그 결과만은 단순명료하다. 날아가듯 달릴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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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숙히 들어가자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가 신었다는 신발이 우아하게 빛나고 있었다. 리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가 신었던 신발이라니! 그럼 저게 바로 그 신제품이냐고? 아니다. 그림의 떡처럼 빛나고 있는 저 신발은 ‘베이퍼플라이 엘리트’로 나이키의 줌X 폼을 적용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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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X 폼(NIKE ZOOMX FOAM)이라는 것이 아주 재밌다. 나이키가 만든 것 중 가장 가볍고, 가장 빠르며, 에너지 리턴이 우수한 폼이라고. 지난 해 나이키는 풀코스 마라톤 2시간 이내 완주라는 과제를 위해 ‘브레이킹2’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40km가 넘는 거리를 지치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기 위해서는 최대한의 에너지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는 러닝화가 필요했다.

줌X 폼이 적용된 베이퍼플라이 러닝화를 처음 받아봤을 때, 엘리우드 킵초게 선수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이 사람들 정말 미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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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만든 폼에 대한 선수들의 피드백은 엄청났다. 공통된 의견은 ‘최고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말 너무나 빠른 신발이었던 것이다. 앞서 그림의 떡이라 표현한 것을 기억하시는지! 너무 최첨단이었던 걸까. 줌X 폼을 적용한 ‘베이퍼플라이 엘리트’와 ‘베이퍼플라이 4%’ 모두 평상시 트레이닝 러닝에선 너무 빠르다는 평을 받았다. 베이퍼플라이 4%를 신으면 초인이 된 것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매일 그런 느낌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특별한 날을 위해 남겨놓고 싶을 만큼 빠른 신발이라니! 러너들을 흥분케 하는 말이다. 나 역시 반해 버렸다. 두근두근.

이런 피드백을 받아들여, 오늘의 주인공인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가 탄생했다. 일상적인 트레이닝 러닝에서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지만, 훈련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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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러닝 풋웨어 VP 브렛 홀츠는 자신의 목표가 making all runners faster”라며 줌X 폼의 우수함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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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페가수스 터보, 핫 핑크가 강렬하다]

줌X 폼의 핵심은 에너지 리턴에 있다. 밟으면 밟는대로 빠른 스피드를 가져다주는 우수한 응답성과 함께 85% 수준의 높은 에너지 리턴을 자랑한다. 러너는 덕분에 계속 달릴 힘을 비축할 수 있다. 심지어 가볍다. 일반적인 러닝화의 절반에 불과하다. 나이키 스우시와 맞닿아 있는 중창에는 리액트 폼을 사용했으며, 그 아래의 아웃솔은 줌X 폼을 적용했다. 이 둘을 함께 사용해 내구성과 안정성이 더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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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로 유타 시타라, 셜레인 플레너건, 오사코 스구루]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를 장착한 러너들이 등장했다. 오른쪽의 오사코 스구루 선수는 일본의 장거리 선수로 3,000m와 5,000m에서 일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나이키 오리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 시카고 올림픽 트레이닝 때 줌 페가수스 터보 신을 예정이라며 꽤나 신발을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다. 나와 동갑내기 선수라 그런지 친근하더라. 나도 곧 줌 페가수스 터보를 신고 달릴 예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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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기는 일본어를 영어로 번역해줬다. 일본어도 영어도 친하지 않았던 내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지. 청각이 닫히니 시각이 열렸다. 선수들보다 그들이 착용한 신발에 눈길이 갔다. 탄탄한 그들의 발목 밑에서 당장이라도 달릴 준비를 마친 것 같았다. 비스듬한 모양의 힐이 특징적이다. 어서 빨리 신어보고 싶은 열망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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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 시타라의 착용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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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레인 플레너건의 착용샷]

같은 러닝화를 착용한 남성 러너와 여성 러너 모두 잘 어울리는 걸 보니, 남녀 가리지 않고 예쁜 디자인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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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피에는 가볍고 투명한 메쉬소재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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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의 레이싱 스트라이프]

줌 페가수스 터보의 강렬한 핑크빛 스우시와 러닝화 설포를 뒤덮은 핑크빛 라인이 매력적이다. 기능을 잘 받쳐주는 디자인이다. 당장이라도 통통 튈 것 같다. 설포부터 일직선으로 뻗은 핑크 라인에 계속 눈이 간다. 새 신발에 붙어 있는 포장 스티커 같기도 하고 트랙같아 보이기도 하는데,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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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연출은 전체적으로 ‘이노베이션 나이키’란 느낌이 강했다. 행사장 곳곳에 나이키 스우시를 컴퓨터 언어처럼 표현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려운 말이 아니다. 카와이하게도 NIKE, ZOOM, X, FAST로 스우시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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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X폼 패밀리, AIR ZOOM PEGASUS 35, NIKE ZOOM PEGASUS TURBO,
ZOOM FLY, ZOOM VAPORFLY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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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도 귀여운 스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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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드 밀에도 귀여운 스우시, 소닉을 닮은 귀여운 막내 에디터]

드디어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를 체험해볼 차례. 닉네임을 입력하고 30초 동안 트레드 밀 위를 질주하면 멕시멈 페이스가 측정된다. 미친 듯이 달리는 내 모습이 보이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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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드 밀 앞쪽 화면엔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들의 페이스가 기록돼있다. 저들의 페이스를 보고 경쟁심을 발동하게 하는데, 이긴다고 좋아할 게 아니었다. 우린 고작 30초를 전력 질주해야 저들과 근접한 페이스가 나왔고, 저들은 기록은 마라톤 내내 꾸준히 뛴 페이스였다. 우리가 30초 동안 전력 질주해야 나오는 페이스로 저들은 마라톤을 뛴다는 것. 리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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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는 두 번째 뛴 기록인데, 처음엔 3’39”가 나왔다. 다른 사람들이 뛰는 것을 보고 승부욕이 마구 불타 두 번이나 뛰고 말았다. 아, 승부욕. 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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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드 밀 위에서 두 번 전력질주하고 나니, 3km 야외 트라이얼 러닝이 시작됐다. 핑크빛 줌 페가수스 터보를 신고 빠르게 달리는 러너들의 발에서 핑크빛 잔상이 남았다. 스피드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 같아 근사하더라. 핑크빛 잔상이 남으면 남을 수록 스피드가 빨라보여 달릴 때의 만족도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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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직접 신어본 느낌은 어떠냐고? 이 전에 신던 에픽 리액트가 푹신하다면 줌 페가수스 터보는 단단하고 튼튼한 느낌이다. 갑피가 내 발에 맞게 퍼지는 유연함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앞발과 뒷발이 들려 올라가 달릴 때 지지돼 좋다. 사실 85% 에너지 리턴이라는 말은 직접 달려보지 않았다면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달려보면 안다. 레이스 중 체력이 떨어져 괴로워지는 타이밍 즈음, 다른 운동화보다 근육의 회복이 빠르다는 걸 깨달았다. 평소보다 더 오래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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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에서 꺼내는 순간부터 알 수 있었지만, 정말 작다. 내가 발이 작은 편이라 225mm를 신어서 그런지 더욱 드라마틱하게 가볍다. 신자마자 바닥을 ‘탁탁’ 차보니 기분 좋은 가벼움과 안정감이 느껴진다. 신발 끝을 향하도록 반대로 설계된 관절형 힐은 보기엔 낯설었는데, 신었을 땐 오히려 편안하다. 발이 땅에 닿고, 다시 차고 올라올 때마다 예상한 것보다 발목에 힘이 적게 가해지는 걸 느꼈다. 밑창 여기저기로 충격이 흡수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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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경험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나이키 답게 마지막엔 현란한 레이저 존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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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들어지게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장소 인 것 같은데, 나는 초점이 나가버렸네. 도쿄의 무더위 속에서 러닝을 마친 직후라 초점이 나간 사진이 더 좋을지도. 재밌는 인증샷을 남겼다.

porto_DSC00584 porto_L1500264-1[잘 찾으면 에디터 기은 있어요]

멋진 야경과 멋진 러너들, 멋진 나이키와 함께 달린 기분 좋은 레이스였다. 야심차게 애플워치에 NRC를 켜 측정했더니 최근 러닝 때 6’21”였던 내 페이스가 이번 레이스에서 5’55” 로 단축됐더라. 속도를 올리고 싶었던 내 욕망이 실현된 셈이다. 스피드를 올려주는 신발임엔 틀림없었다. 서울로 돌아가서도 계속 달릴 거다. 강하게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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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욕망한다. ‘빠르게, 더 빠르게 달리고 싶어’ 그리곤 나이키의 이노베이션이 나를 돕는다. 가끔은 ‘JUST DO IT’이 이렇게 보인다. ‘그냥 해. 할 수 있어! 그리고 나도 할 수 있지’로. 나이키, just do it! 에디터 기은의 도쿄 러닝은 여기까지.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
Point – 가볍고 빠르면서 단단한 러너를 위한 러닝화
Price – 21만 원대

https://youtu.be/X0ewIVQEdvQ

About Author
김기은

새로운 서비스와 플랫폼을 소개하는 프리랜스 에디터. 글과 영상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