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스웨덴에서의 하룻밤

안녕하세요, 에디터M이에요. 오늘은 스웨덴에서 머문 하룻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지난 이케아 DDD 행사 동안 저는 이케아 호텔에 묵었어요. 이케아 본사가...
안녕하세요, 에디터M이에요. 오늘은 스웨덴에서 머문 하룻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지난 이케아 DDD…

2018. 07. 01

안녕하세요, 에디터M이에요. 오늘은 스웨덴에서 머문 하룻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지난 이케아 DDD 행사 동안 저는 이케아 호텔에 묵었어요. 이케아 본사가 있는 스웨덴의 엘름홀트에 있는 호텔이죠.

porto_DSC08091porto_DSC08095

여기에 왜 호텔이 있냐구요? 이 동네는 어떤 해엔 5월까지도 눈이 온대요. 그래서 가구를 사거나 이곳에 놀러왔다가 발이 묶이는 경우가 왕왕 있었던 거죠. 그래서 이케아는 아예 호텔을 짓기로 합니다. 제가 머물던 동안엔 날씨가 끝내주게 좋았는데, 이케아 직원의 말에 따르면 이건 굉장히 럭키 경우라더군요.

porto_DSC08516DSC08518_1234

로비는 호텔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죠. 특히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하는 프론트 데스크는 호텔의 얼굴 아니겠어요? 다른 호텔들은 프론트 데스크에 가장 멋스럽고 호화스럽게 호텔의 이름을 새기곤 하잖아요. 그런데 이케아 호텔 프론트 데스크엔 이름을 카드보드지로 만들었더라고요. 종이라니… 이보다 검소할 수 있을까요?

Gran-Lit_1 Kabinrum_1_omtagning familjerum-1-af-1140x560

이곳의 방은 4종류가 있어요. 킹사이즈 침대가 있는 슈페리어룸과 더블베드가 있는 스탠다드룸, 벙커 침대가 2개가 있어 4인 가족이 머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패밀리룸 그리고 하룻밤 잠만 자기를 원하는 사람을 위해 오두막 다락방처럼 생긴 캐빈룸이 있습니다. 저는 가장 기본인 스탠다드룸에서 지냈어요.

porto_DSC08025

솔직히 방에 들어섰을 때 첫인상은 특별하지 않았어요. 그냥 깔끔하네 정도? 그렇지만 머물면서 필요한 건 모두 갖춰져 있다는 느낌을 주는 공간입니다. 기본에 충실하지만 불편하지 않도록. 마치 이케아의 브랜드 가치를 그대로 구현한 것처럼 말이에요.

porto_DSC08037

넓은 방은 아니지만 실용적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에는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여느 5성급 호텔처럼 화려하게 짜여진 장은 아니에요. 불필요한 디테일을 모두 걷어내고 뼈대만 남긴 느낌? 최소한의 재료를 가지고 최고의 효율과 실용성을 취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캐리어를 넣어둘 수 있도록 한 공간은 개인적으로 참 좋았어요.

DSC08043_23

이런 느낌은 화장실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샤워부스에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나로 해결 가능한 올인원 세정제가 마련되어 있더라고요. 알뜰하죠? 저는 직접 챙겨간 샴푸를 썼어요. 헷. 아주 여러 차례 탈색한 제 머릿결은 저런걸로 감으면 살아남지 못해요. 심지어 양치용 컵도 재생지로 만든 제품이더라고요.

porto_DSC08021

방해를 원치 않을 때 호텔 방문에 걸어두는 사인도 카드보드지로 만들었어요.

IMG_7510-side_12

호텔로비부터 시작된 이케아의 카드보드지 사랑은 계속됩니다. 휴게실의 탁구대(심지어는 탁구채도)도 카드보드지로 만들고요. 전시장 내에서 기자들이 일할 수 있도록 마련한 미디어 부스도 이 카드보드지로 칸막이를 쳐서 만들었더라고요. 어차피 행사 기간 동안만 설치하고 버려지는데 재생이 불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서 낭비하긴 너무 아깝잖아요.

porto_DSC08048

당연하게도 침대부터 탁자까지 호텔 내부의 가구는 모두 이케아에요. 호기심이 많은 저는 스툴을 뒤집어 보기도 했어요. 이케아 맞더라고요. 크크.

porto_DSC08515porto_DSC08024

방은 전체적으로 무채색과 원목으로 마감해 단정해 보이는 인상을 풍기는데,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귀여운 디테일이 보여요. 이케아 호텔의 포인트는 바로 네온 핑크 컬러였어요. 열 개 정도 되는 옷걸이 중에 네온 핑크 컬러 옷걸이가 딱 한 개 섞는다거나. 벽에 간단히 재킷이나 가방 등을 걸어둘 수 있는 벽 고리에도 이렇게 네온 컬러 포인트를 주는 거죠. 상당히 귀엽지 않나요?

porto_DSC08019porto_DSC08029

벽에 걸려있던 가방의 정체는 이케아가 전세계 기자들을 위해 준비한 구디 백입니다. 가방 안에는 이번 DDD의 시간표와 쿠션 커버 그리고 이케아 프락타백 소재로 만든 귀여운 벙거지 모자가 들어있더라고요. 아직 한 번도 써보진 못했지만 마음에 들어서 한국까지 가져왔어요.

porto_DSC08086porto_DSC08062

서랍을 열면 이케아 카탈로그가 숨어있습니다. 정말이지 깨알같이 브랜드 홍보를 한다니까요.

porto_DSC08050porto_DSC08058

룸 곳곳엔 이케아의 무선 충전패드가 있었어요. 창문 앞 의자 옆에는 바르브 플로어 스탠드가, 업무를 보기 위한 책상에는 리가드 LED 스탠드 조명이 딱.

porto_DSC08066

솔직히 바쁜 일정에 떠밀려 호텔 방에선 잠만 자느라 유용하게 사용해보진 못했어요. 하지만 자신의 브랜드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도록 방안 곳곳에 배치해둔 건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에도 무선 충전 패드가 하나 있으면 참 좋겠다는 거였어요.

porto_DSC08026

침대 옆엔 무선 충전 기기 대신 콘센트 바로 밑 벽면에 설치된 사이드 테이블이 있습니다. 정말 단출하죠?

porto_DSC08067

저녁 10시까지 해가 지지 않고, 맑은 날들의 연속이었어요. 거짓말처럼 푸른 하늘과 하늘에 닿을 듯이 키가 큰 나무들이 더 푸른 잎을 드리우고 있더라구요.

porto_DSC08333porto_DSC08331

방을 나서고 긴 복도를 지나면, 넓은 공간의 라운지가 보입니다. 이 호텔에서 가장 제 마음에 들었던 공간이죠. 간단히 차를 즐기거나 음식을 데워먹을 수 있는 주방부터 책상, 소파까지 여기는 정말 이케아 쇼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어요. 호텔방에 있기 답답할 때에는 라운지에서 차를 마시기도 하고, 간단한 업무를 보기도 했습니다.

porto_DSC08328porto_DSC08322

이케아 호텔은 럭셔리한 호텔은 아니에요. 그도 그럴 것이 10만 원이 조금 넘는 돈이면 하루를 묵을 있으니까요. 그보다는 단정한 비지니스 호텔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네요. 과하게 멋부리지 않고 정말 실용적인 것들로 가득 채운 이 호텔에서의 하루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과하지 않게, 정말 필요한 정도의 친절만 베푸는 점원을 만난 것처럼 편안했달까요. 에디터M의 단정했던 하룻밤 이야기는 여기까지!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