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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세계, 네스프레소 버츄오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커피란 놈이 워낙 섬세하고 예민해서 작은 변화도 투명하게 맛에 드러내는 법. 그런데 네스프레소가 여태까지와 전혀...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커피란 놈이 워낙 섬세하고 예민해서 작은 변화도…

2018. 06. 28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커피란 놈이 워낙 섬세하고 예민해서 작은 변화도 투명하게 맛에 드러내는 법. 그런데 네스프레소가 여태까지와 전혀 다른 추출 방식의 커피를 내놨다고? 얼마나 다를지 궁금해서 끙끙 앓고 있던 참이었다. 전부터 궁금했는데, 그동안 너무 정신이 없어 이제야 맛봤다. 실제로 마셔본 네스프레소 버츄오는 정말 다른 커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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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르다. 네스프레소 특유의 미끄러지듯 유려한 곡선, 질 좋은 수트의 광택을 담은 묵직한 바디, 주방의 품격을 높여줄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반짝반짝 워낙 광택이 좋아 사진 촬영을 때마다 애를 먹지만, 확실히 세련된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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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 튀어나온 부분을 톡 하고 건드리면, ‘지잉’ 소리를 내며 우주선 열리듯 입을 벌린다. 이 과정이 굉장히 유려하다. 멋쟁이 신사가 중절모를 쓰고 인사를 건네는 제스처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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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프레소 버츄오의 특징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추출 방식이다.버튼이 하나뿐이다. 솔직히 처음엔 당황했다. 있어야할 없는 기분이다. 그런데 익숙해지고 나니 오히려 편하게 느껴진다. 캡슐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끝. 고민이 하나 줄었다.

기존 오리지널 라인 머신의 고압 추출 방식과 달리 버츄오는 회전 추출 방식을 택했다. 좀 자세히 설명하자면 뜨거운 물이 캡슐 안에 있는 커피 원두 사이로 초고속(무려 1분에 최대 7천 번이나 회전한다)으로 회전하며 빠져나와 원두의 맛과 향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결과물도 다르다. 특히 크레마가 놀라울 정도로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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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는 에스프레소 상부에 갈색 빛을 띠는 크림을 말한다. 솜이불처럼 도톰하고 폭신한 크레마는 커피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해주는 일종의 보호막이다.

놀라운 크레마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 간단하게 찍은 30초짜리 영상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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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추출되는 마지막 순간엔 하얀 점이 생긴다. 테디베어의 터진 솜처럼 보이기도 하고, 노루의 꼬리처럼 보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귀엽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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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내린 향긋한 커피를 입에 갖다 대면 가장 먼저 풍성한 크레마 먼저 입술에 닿는다. 아니 사실 크레마보다 먼저 느끼는 감각은 주변 공기를 가득 채운 고소한 커피 향이다. 조금 담대하게 크레마를 뚫고 커피를 함께 들이켜본다. 견고하고 깊은 바디감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 경험을 있다. 맛있다 커피. 뻔한 표현이지만 부드럽고 진하다. 문장을 전혀 비껴나가지 않는 맛이다. 추출 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전혀 다른 차원의 커피를 맛볼 있다니. 커피는 역시 재미있다.

캡슐 모양도 남다르다. 꼭 UFO 같이 생겼다. 캡슐 표면에 바코드가 새겨져 있는데 머신이 바코드를 자동으로 인식해 추출 시간, 속도, 온도, 커피 스타일을 최적화해 추출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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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프레소 버츄오 커피는 용량에 따라 40ml의 에스프레소부터, 414ml의 알토까지 5가지 스타일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원터치 바코드 테크놀로지를 통해 5가지 스타일마다 최적의 조건을 자동으로 맞춰 완벽한 커피를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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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의 산지와 종류에 따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커피의 용량을 알아서 결정해준다. 만약 오늘 당신이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싶다면 에스프레소 캡슐을, 머그잔 가득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230ml의 머그 사이즈 캡슐을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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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프레소 버츄오 커피는 23가지나 된다. 다양한 선택지 때문에 오늘의 커피를 결정하는 어려움이 있을 있지만, 누구의 취향도 비껴나갈 일이 없는 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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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의 오다치오 캡슐은 230ml의 머그 스타일이다. 맛이 뚜렷하다. 풍성한 크레마 덕분에 입안이 가득 찬다. 한 머금으면 바디감이라는 단어가 굵은 고딕체로 머리 위에 뜬다. 한 잔의 커피에 5분의 1정도를 차지하는 크레마 덕분에 맛이 깊고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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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엘바지오는 전혀 다른 매력을 뽐낸다. 섬세한 과일향이다. 가장 먼저 입에 들어오는 크레마에서는 약한 산미가 느껴진다. 향긋한 과일 향이 에어컨 바람 부는 사무실에서 마시기 좋은 커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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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정말 풍성한 크레마다. 스푼으로 가득 뜨면 융단처럼 고운 거품이  보인다. 우유만 마시면 소화가 돼서 밀크커피를 기피하는 에디터H도 자기가 마실 있는 카푸치노 같다며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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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이 덥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절로 생각나는 날씨다. 내친김에 올해 나온 여름 한정 캡슐, 네스프레소 아이스도 마셔보기로 했다. 버츄오의 깊은 바디감과 풍성한 크레마는 아이스 커피로 마셨을 빛을 발한다. 컵 가득 얼음을 채우고, 이스피라치오네 살렌티나 캡슐을 넣은 뒤, 버튼을 누른다. 버튼을 누르면 버츄오가 허밍처럼 지잉 소리를 내고 커피를 추출한다. ‘짤그락’ 뜨거운 커피에 얼음이 녹으면서 다시 자리를 잡는 경쾌한 소리. 기분이 좋아지는 오후의 커피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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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크레마와 깊은 바디감은 웬만한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못지않다. 게다가 이번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된 네스프레소 아이스 캡슐의 크레마는 쫀득하다. 사무실에서도 집에서도 이렇게 농후한 맛의 커피를 이토록 간단하게 마실 있다니. 너무 맛있어서 캡슐 통을 금방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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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오리지널 라인 커피보다 버츄오가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아니다. 커피는 기호식품이고, 어떤 맛이 좋은 지는 전적으로 취향의 영역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네스프레소 버츄오가 집에서 혹은 사무실에서 즐길 있는 커피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어 거란 거다. 누가 뭐래도 아주 맛있는 커피니까. 만약 리뷰를 보고 지름신이 동했다면, 공식 홈페이지 방문해보자!  더욱 상세한 정보를 얻을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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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