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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휴가를 못 가도…

“여름휴가 안 가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여름휴가 일정을 묻는다. 누구는 베트남에 누구는 태국에, 또 다른 누군가는 뉴욕에 간다더라. 작년만...
“여름휴가 안 가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여름휴가 일정을 묻는다. 누구는 베트남에…

2016. 07. 20

“여름휴가 안 가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여름휴가 일정을 묻는다. 누구는 베트남에 누구는 태국에, 또 다른 누군가는 뉴욕에 간다더라. 작년만 해도 나는 여름이 오기 두 달 전부터 휴가를 준비하는 타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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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도 스타벅스를 고집하던 친구의 모습]

내가 본래 요란스러운 사람이다. 여행지의 맛집이나 교통정보를 찾아보는 건 물론이고, 현지 날씨에 맞게 날짜 별로 코디를 정해놓는다. 샌들도 두 켤레씩 들고 가고 현지에서 두 켤레쯤 더 구입한다. 스케줄 짜는 것도 좋아한다. 작년 여름은 나만큼이나 호들갑 떨기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파리에서 행복했었는데.

그러나 올해, 여름휴가는 없다. 디에디트를 지켜야 하니까. 여기가 바로 나의 휴가지. 아몰랑.

나만 쏙 빼고 휴가를 떠나는 여러분을 위해 해외여행지에서 당신을 구원해줄 꿀 같은 iOS 앱 3종을 소개한다. 지금 내 말을 듣고 다운로드 해놓으면, 휴가지에서 반드시 유용하게 써먹을 것. 다들 행복하시길. 내가 휴가를 못 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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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앱스토어에서 TripCase 다운로드 고고. 디테일에 감탄한 앱이다. 잘만 활용하면 여행 가이드처럼 든든한 존재가 될 것이다. 시간 순서대로 전체 스케줄을 관리해주는데, 이 앱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꽤 많다. 일단 항공편 정보를 입력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내 가상의 여행지는 런던. 8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일정을 잡았는데 성수기라 그런지 항공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심지어 아시아나 항공도 직항이 없다고 한다. 참자, 가상 여행이니까… 파리에서 경유하는 스케줄을 등록해놓으니 경유지에서 머무르는 시간까지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탑승 터미널과 게이트는 물론 비행기 지연 안내까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니 편리하다.

그다음엔 숙소 체크인 시간과 체크아웃 시간을 입력하자. 숙소 위치까지 입력해두면 더 좋다. 나는 재빠르게 네이버 검색을 통해 런던 1존에 위치한 시설 좋아 보이는 민박을 하나 골랐다. 오케이, Warren역 바로 옆에 있다는 런던 투데이하우스 민박에 7박을 머무르는 일정으로 잡았다. 두근두근.

이 앱은 관광 명소나 레스토랑도 검색해서 바로 일정에 넣을 수 있다. 바로 예약하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런던 여행자라면 으레 들른다는 버거앤랍스터 소호점에 가기로 했다. 수요일 밤에 랍스터를 뜯어야지. 이 모든 일정은 트립케이스 앱에서 타임라인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민박이나 레스토랑은 위치를 등록해놓으면 길안내 서비스나 우버 호출까지 가능하다. 어쩐지 점점 진짜로 여행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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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민박에 도착했다고 상상해보자. 짐을 맡기고 나와서 어디를 제일 먼저 가면 좋을까. 그러고 보니 런던을 두 번이나 갔었는데, 빅 벤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가봐야지. 가는 방법은 CityMapper 앱으로 검색하면 된다. 서울, 홍콩, 파리, 런던 등 주요 도시의 대중교통 정보를 아주 상세하게 가지고 있는 앱이다. 투데이 민박은 Warren 역 바로 옆에 있으니 출발지를 역 이름으로 입력하자. 빅 벤까지의 경로를 검색해보니 여러 옵션이 있었다. 걸어가면 30분, 자전거로 가면 16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지하철로 가는 게 추천 경로지만, 나처럼 버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버스만 이용해서 가는 방법을 따로 확인할 수 있다. 제일 재밌는 건 ‘비 피하기’ 옵션이 있다는 것. 런던의 짓궂은 날씨에 딱 맞은 기능이다. 되도록 지하로만 이동해 갑작스런 비를 피할 수 있겠다.

24번 버스를 타고 빅 벤을 향해 출발해보자. 아아, 점점 가상 여행이 구체화되어간다. 괜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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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앱은 WifiMapper. 이거야말로 꿀팁이 아니던가. 대부분의 해외여행지는 한국처럼 와이파이가 많지 않다. 데이터 무제한 로밍을 하거나 현지 유심을 구입한 게 아니라면 와이파이에 매달릴 수밖에 없을 터. 이 앱은 세계 각국의 여행지에서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한 장소를 찾아준다. 이번에도 숙소를 기준으로 Warren 역 근처의 와이파이를 검색해보았다. 자물쇠가 채워진 건 비밀번호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다. Free 마크와 오픈된 자물쇠까지 있어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사용자들이 실제로 사용한 뒤에 후기를 남겨두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어디보자. 민박 근처에서는 맥도날드의 와이파이가 가장 믿음직스러워 보이는구나. 급할 땐 저기로 가야지. 아, 맞다. 나 런던 아니고 한국이지. 그리고 내겐 기가 와이파이가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열심히 일하고 휴가를 앞둔 여러분 모두, 꿀 같은 앱으로 편리하고 즐거운 여행 하시길. 난 눈물 좀 닦고…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