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볼은 어쩐지 부잣집 셋째 아들 같은 데가 있다. 위스키가 들어갔으니 출신은 훌륭하지만, 탄산수와 레몬 그리고 가끔 진저에일 같은 걸 넣으니 방탕한 맛이 난다. 다시 태어난다면 부잣집 셋째 아들(?)로 태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은 내 무의식의 발현일까. 주점 메뉴판에서 하이볼이 보이면 한 번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주문을 하고 만다.
‘꽥!’하고 소리를 지르는 듯한 위스키의 풍미를 톡 쏘는 탄산과 상큼한 레몬이 살살 달래면서 입안으로 부드럽게 쏟아져 들어오는 하이볼. 아, 지금 당장 마시고 싶다. 왜 지금 우리집에 술이 없는 거지?
좋아하지만, 자주 마시지 못했던 하이볼을 이제 집에 쟁여두고 마실 수 있게 됐다. 롯데주류가 하이볼을 캔에 담아냈으니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스카치블루’를 땡처리하기 위한 롯데주류의 작은 꼼수란 의심을 지울 순 없지만 그래도 편의점에서 널 볼 수만 있다면 난 그걸로 족해. 알코올 도수는 7%에 용량은 355mL로 잠 못 드는 여름밤에 따기 좋은 스펙이구나.
스카치블루 하이볼
Point – 롯데주류의 안 팔리는 스카치블루 땡처리.
Price – 1,265원(출고가)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