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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프로답게

안녕, 여러분. 보름 전에 5K 아이맥을 구입한 에디터H다. 우리의 새로운 아이맥은 쌩쌩하게 잘 돌아가고 있다. 마우스만으로 아름다운 27인치 디스플레이를 쏘다니려니...
안녕, 여러분. 보름 전에 5K 아이맥을 구입한 에디터H다. 우리의 새로운 아이맥은 쌩쌩하게…

2017. 12. 15

안녕, 여러분. 보름 전에 5K 아이맥을 구입한 에디터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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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새로운 아이맥은 쌩쌩하게 잘 돌아가고 있다. 마우스만으로 아름다운 27인치 디스플레이를 쏘다니려니 현기증이 나서 매직 트랙패드까지 구입한 참이다. 그리고 예상했던 그분이 오셨다. 이름을 입에 담은 것 만으로도 통장이 해킹당할 것 같아서 감히 발음하기도 두려운 그분. 아아, 아이맥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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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가 아이맥을 구입할때 쯤해서 많은 분들이 훈수를 두셨다. 아니 곧 아이맥 프로가 출시되는데 왜 지금 아이맥을 사냐고. 하지만 여러분, 아이맥과 아이맥 프로는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만큼이나 다른 제품인걸. 작고 귀여운 디에디트에게 아이맥 프로는 과분한 제품이 아닐까? 아닌가? 아닐지도.

애플은 아이맥 프로를 이렇게 설명한다. “올인원 디자인을 선호하면서 워크스테이션 수준의 성능을 필요로 하는 전문가급 사용자를 위해 설계된 완전히 새로운 제품 라인의 아이맥 프로.” 극도로 긴 문장이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이라면 문장은 간결할수록 좋지만, 애플은 할 말이 너무 많아 저 문장을 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저 기다란 문장 안에는 아이맥 프로의 정체성에 대한 대부분의 단서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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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아이맥의 슬림형 올인원 디자인을 고수하면서 덩치큰 워크스테이션급 데스크톱의 성능을 갖췄고, 전문가(혹은 전문가를 꿈꾸는 리치)를 위해 만든 전에 없던 라인업이란 얘기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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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쿼드코어 아이맥으로도 충분히 날아다닐 것 같건만, 이 제품은 8코어로 시작해 18코어의 제온 프로세서를 지원한다. 처리 속도는 최대 4.5GHz 터보 부스트. 나의 Mac 인생에서 겪어보지 못한 숫자라 카페인 과다처럼 가슴이 벌렁거린다. 4K 영상은 껌으로 돌아가고, 최대 8K 동영상 편집까지 이뤄진다고 말하면 이해가 쉬울까. 파이널컷 프로 X에서 지금 쓰는 제품보다 최대 2.8배 빠른 렌더링이 이루어진다고…. 지금도 풀HD 영상은 5분이면 되는데.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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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대체 여기서 어떤 작업을 하라는 것인지 최대 128GB의 메모리를 탑재할 수 있다고. 모든 작업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속도도 빠르다. 썬더볼트3 포트가 4개나 있으며, 2대의 5K 모니터를 연결해 4,400만 화소를 표시할 수 있을 정도다. 역시 모니터는 LG를 연결해줘야지. 스피커도 좋고, 마이크도 좋고, 하다못해 전면 카메라까지 더 좋다.

올인원 디자인에 이 같은 성능을 품기 위해 냉각 시스템도 새롭게 디자인했다고 한다. 내부도 아름다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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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엄청난 성능과 숫자가 도사리고 있음에도 얄팍한 나란 년의 마음을 훔치는건 스페이스 그레이의 섹시한 마감이다. 실물로 보면 정말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아이맥 바디는 물론 마우스와 키보드까지 살벌하게 깔맞춤한 특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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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아이맥 프로와 처음 만났던 순간의 감동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이 글을 쓰며 설명충처럼 떠들어대니 막내 에디터가 말한다. “와, 되게 좋다는 거죠? 그럼 그거 사면 되겠다. 얼마에요?” 얼마냐고? 그게 바로 모든 번뇌의 시작이다. 가격은 630만원 부터. 놀랍게도 이건 그냥 시작 가격에 불과하다. 옵션에 손을 대는 순간 가격은 껑충 껑충 널뛰기 시작한다. 1,000만원도 우스워질테니 마음을 단단히 먹으시길. 이 놀랍고 아름다운 PC가 쓰레기통이라 놀림당했던 맥프로의 실패(!)를 잊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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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파이널컷 프로 X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는 소식도 전한다. 360도 VR 편집과 모션 그래픽, 고급 색보정 기능이 들어갔다. 파이널컷으로 먹고 살고 있는(?) 나로서는 아주 반가운 업데이트다. 특정 색상을 샘플로 정하면서 수동 화이트 밸런스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데 빨리 써보고 싶은 기능이다. 뿐만 아니라 DaVinci Resolve 같은 유명 색보정 앱과 Premium Beat, Color Grading Central 등의 웹사이트에서 LUTs를 적용해서 쉽게 영상 분위기를 만질 수 있다. 그간 파이널컷에서 아쉽게 생각했던 부분이 대폭 개선되어 심히 반갑다. 지금 이미 업데이트 중. 룰루랄라.

그나저나 마음을 비우기 위해 기사를 썼는데 자꾸만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의 아이맥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다시 만날 날이 있겠지. 그렇게 믿고 있다.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