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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끔 셀카를 찍는다…

세상 모든 사람은 두 종류로 나뉜다. 셀카를 자주 찍는 사람과 아주 가끔 셀카를 찍기를 시도했다가 빠르게 포기하는 사람. 쿨병에 걸린...
세상 모든 사람은 두 종류로 나뉜다. 셀카를 자주 찍는 사람과 아주 가끔…

2017. 12. 13

세상 모든 사람은 두 종류로 나뉜다. 셀카를 자주 찍는 사람과 아주 가끔 셀카를 찍기를 시도했다가 빠르게 포기하는 사람. 쿨병에 걸린 나는 당연히 후자다. 셀카라는 건 어렵다. 손바닥 만한 화면 안에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저 아해는 누구인가. 다들 어쩜 그렇게 요망한 표정을 짓는 거지?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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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재미있는 셀카앱을 선보였다. 이름은 셀피시모(Selfissimo!) 셀피에 ‘지극히’ 또는 ‘현저하게’라는 의미를 담은 접미어 ’ssimo’를 더했으니, 지극히 셀카스러운 앱인 셈이다.

솔직히 별다른 기능은 없다. 셀카를 찍으면 알아서 적당히 눈을 키우고 피부를 뽀얗게 만들어주거나, 강아지 귀를 달아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적당한 화질의 흑백 사진을 얻을 수 있을 뿐.

selfissimo_1[셀카를 안찍는다고 하곤 셀카를 찍은 나]

이 앱의 특징은 담백함이다. 앱을 실행 후, START 버튼을 누르고 사진을 찍어 보자. 앱이 포즈를 취했다고 인식하면(움직임을 멈추면) 알아서 사진을 찍어준다. 계속, 계속. 멈추지 않고. 장점이 있다면, 셀카를 찍을 때 찰칵하는 남사스러운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또, 셔터를 누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연스러운(남이 찍어준 것 같은) 셀카를 남길 수 있다.

selfissimo_22[언니들의 셀카 클라스]

이제 충분히 찍었다 싶으면, 화면을 가볍게 터치하자. 방금 찍었던 사진이 주르륵.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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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란 원래 백 장을 찍어 딱 한 장만 건지면 되는거다. 셀피시모로 찍은 사진들은 아직 저장이 되지 않은 상태다. 가장 잘나온 사진을 골랐다면 공유 버튼을 누르고 이미지를 저장한다. 우리 막내는 저장 방법을 숙지하지 못해 기껏 찍은 사진을 모두 날렸다.

IMG_5909[젊은이의 셀카 클라스]

그런데 앱으로 찍은 사진 결과물 보다 찍은 사진을 주르륵 나열해주는 레이아웃이 더 마음에 든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외국 영화에서 사랑하는 남녀 주인공이 즉흥적으로 포토부스에 들어가서 찍은, 꼭 마지막 컷은 기습 뽀뽀와 놀란 여자주인공의 얼굴로 마무리되던 그런. 즉석사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결과물 보다는 이 화면을 캡처해서 올리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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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막내 에디터표 거울 셀카]

처음엔 그냥 시시한 앱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번 사용해보니 어린 시절 찍던 스티커 사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앱이다. 과하지 않은 흑백 필터로 나의 칙칙한 낯빛을 덮어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여느 셀카앱의 과한 보정이 느닷없이 남사스러워졌다거나, 이 나이에 뭐하는 짓인가란 자괴감이 몰려오는 분께 추천! 무료니까 일단 다운받아 보자.

조촐한 기능만큼이나 내용이 없는 셀피시모 리뷰는 여기까지. 애초에 셀카앱이라는 건 내가 쓸 수 있는 기사가 아니였나 보다. 마지막은 막내의 아트사진 ‘거울 속의 나는 나와 참 닮았소’로 마무리해야지.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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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ISSIMO
StoreiOS / Android
Point – 난… ㄱ ㅏ끔… 셀카를 찍는 ㄷ ㅏ…
Price – 무료
Size – 195MB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