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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선물받고 싶어서 쓰는 노골적인 기사. 누가 나한테 사줬으면 참 좋겠다. 듣고있나 에디터H. 디에디트가 바쁘다는 말은 이제 좀 식상할 수도...
이건 선물받고 싶어서 쓰는 노골적인 기사. 누가 나한테 사줬으면 참 좋겠다. 듣고있나…

2017. 12. 12

이건 선물받고 싶어서 쓰는 노골적인 기사.
누가 나한테 사줬으면 참 좋겠다.
듣고있나 에디터H.

디에디트가 바쁘다는 말은 이제 좀 식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난 주엔 정말이지 이렇게까지 바빠도 되나 싶을 만큼 바빴다. 평일 내내 온 몸이 부서질듯 일했더니 에너지가 고갈된 기분이었다. 덕분에 주말 내내 시체처럼 침대에 누워있었다. 주말 오후, 한줄기 빛이 쏟아지는 천장을 보고 있으니 이게 사는건가 서글퍼졌다. 사는 재미가 없을 땐 사는 재미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부랴부랴 담아본 장바구니.

무언가를 산다는 건 내 삶과 하나의 몸처럼 붙어있다. 종잇장처럼 얄팍한 나는 그때의 소비패턴을 보면 관심사가 무엇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부끄럽지만 내 머릿속을 공개하는 마음으로 쓰는 기사. 누가 이것 좀 사주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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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스 홀리데이 에디션, 6만 7,000원 

지난 몇 달간 주변의 많은 흡연자들이 아이코스로 갈아타는 것을 보면서 생각했다. 아이코스는 이제 흡연의 어떤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일까. 아이코스가 연말을 맞아 참으로 영롱한 컬러의 홀더를 선보였다. 짙은 와인빛부터 올해 컬러 트렌드인 딥그린 그리고 메탈 컬러와 그린을 골드와 레드를 매치한 것까지 컬러 센스가 예사롭지 않다. 아아. 예뻐도 너무 예쁘다. 때마침 내 아이코스 블레이드가 부러져서 쓰지 못하고 있던 참인데. 요 예쁜 홀더만 사면 모든 것이 행복해 질 것 같다. 여기서 문제는 단 하나. 무슨 색을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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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페이퍼 프로 24만 9,000원

사고 싶은 책이 생기면 가장 먼저 리디북스에 들른다. 책을 읽든 읽지 않든 일단 매달 3만원씩 정기 결제를 하고 책장에 쟁여둔다. 리디북스 전자책 단말기 페이퍼와 함께 한 지 벌써 이년째다. 그런데 더 크고 강력한 녀석이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다. 더 커지고 얇아지고, 밝을 땐 더 밝고 어두워야 할 땐 더 어두워졌다. 사실 지금 있는 페이퍼랑 정도 들었고 아직 멀쩡하지만 이건 사야겠다 싶더라. 더 좋은 기기가 있다면, 내 삶이 더 나아질거란 믿음. 없어서 사는 게 아니라 더 좋아서 사는 삶. 사실 이미 벌써 질러뒀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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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캐시미어 띵스 카유라기 인센스 스틱  2만 1,000원

세상의 모든 음식을 포용하는 김밥천국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나 내 취향은 오직 한 가지에 집중하는 동네 맛집에 가깝다. 시간이 가도 질리지 않는 기본적인 디자인을 좋은 소재로 풀어내는 한섬의 ‘더 캐시미어’도 그렇다. 촤르르 떨어지며 윤기를 뿜어내는 소재는 누가 뭐래도 아름답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지금 내가 갖고 싶은건 더 캐시미어의 캐시미어 니트나 코트가 아니다(물론 있으면 좋겠지만). 더 캐시미어가 ‘더 캐시미어 띵스’라는 이름으로 라이프스타일 서브 브랜드를 선보인다. 그들이 만드는 옷처럼 군더더기 없고 아름답다. 수백년 동안 수작업을 통해 인센스 스틱을 만드는 일본의 카유라기 인센스 스틱. 샌달우드 향이 마음을 차분하게 안정시켜준다. 요즘 시간이 나며 차를 마시고 향을 피운다. 회색빛 연기가 또아리를 틀며 타들어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평안해 진다. 향초보다 잔향이 더 길고 좋다는 것도 한 몫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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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워커 크리스마스 한정 패키지 2만 5,900원

지난 주엔 조니워커 블랙을 마셨다. 싱글몰트인 탈리스커도 한 병 땄다. 후자와 비교하면 조니워커는 개성이 약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래서 매력이 있다. 결국 그날 밤에 조니워커 블랙은 한 병을 다 비우고 탈리스커는 남았다. 매번 새로운 것을 선보이는 조니워커가 재미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 패키지에는 LED램프와 전등갓이 포함되어 있다. 위스키 크리스마스 트리라니 이보다 방탕한 트리가 또 어디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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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넘 앤 메이슨 크리스마스 한정 티, 40g 4만 8,000원

요즘 목소리 높여 부르짖고 다닌다. 커피의 시대는 갔다고. 요즘엔 어쩐지 커피보다 차가 좋더라. 그것도 가끔 설탕을 넣고 우유는 꼭 더하는 영국식 레시피로. 요즘 푹 빠져서 마셔도 마셔도 또 욕심이 난다. 게다가 한정판이라니! 어머 이건 꼭 사야해! 영국 왕실에 각종 식료품과 차를 공급하는 포트넘 앤 메이슨이 크리스마스마다 선보이는 차를 마시고 싶다. 정향이 들어간 홍차. 틴케이스가 너무 예쁘다. 이 차를 다 마셔갈때쯤엔 봄이 올텐데, 그때 이 통에 차보다 향기로운 무언가를 담아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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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